여행 가계부 만들기 (구글 스프레드시트)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고, 한국에서도 사용 안 한 가계부를 외국 간다고 쓸까 싶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 전에는 항상 꿋꿋하게 가계부를 만들어 간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일기장과 더불어 가계부도 디지털화하기로 했다. 분실의 위험도 있지만, 가계부의 경우에는 디지털로 운영할 때의 장점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엑셀로 만들까 싶었지만 다 기기를 사용하고, 게다가 IOS, 안드로이드, 윈도우 환경을 전부 사용할 예정이기 때문에 구글 스프레드로 가계부를 만들기로 했다.

 

사실 이 가계부는 한 달 전쯤 회사에서 한두 시간을 들여 만들었다. 만든 지는 꽤 되었지만 아직까지는 쓸 일이 그닥 많지 않아 잘 만들었는지 못 만들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릴 땐, 세계 여행을 위해 필요한 기능은 다 넣었다고 생각된다.

 

가계부는 5개의 시트로 나누어진다.

요약, 지출, 환전, 수입, 펀드

 

요약

요약부터 살펴보자면

 

생김새는 위와 같다.

가장 상단의 왼쪽은 한국을 떠난 지 며칠째인지 표시되도록 했다. 지금은 여행을 떠나기 7일 전이기 때문에 -7로 표기가 된다.

바로 밑에는 가장 중요한 얼마를 썼는지가 나온다. 여행 준비물의 가격도 포함했지만, 나중에 제외할 가능성도 있다.

 

도표는 두 가지가 들어가 있는데 첫 번째 것은 분류별로 어디에 돈을 썼는지 도넛 그래프를 넣었다. 바로 아래 표인 [지출 분류]에서 값을 가져와서 그래프를 그린다. 기본 분류로 항공, 교통, 준비물, 음식, 선물을 넣어 놨다. 나중에 추가하기 위해 미리 여러 항목을 아래에 남겨두었다.

 

오른쪽의 도표는 지도 도표. 엑셀이나 스프레드시트를 거의 다뤄본 적이 없어서 이런 기능이 있는 줄 몰랐다. 추측으로는 생긴 지 얼마 안 된 기능 같기도 하다. (모바일에서는 아직 지원이 안 되는 기능)

이 도표는 아래의 [결제 국가]에서 값을 가져온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만 돈을 소비했기 때문에 우리나라 부분에 크고 진한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다. 많은 나라에 동그라미가 그려지길 바라본다. 더불어 환 공포도 안 일어나기를.. 일어날 시 바로 삭제..

 

아래의 표도 하나씩 살펴보겠다.

[소지 현금]은 세계 일주 여행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 나는 여행을 가서 많든 적든 항상 돈을 남겨왔다. 최근에 친구들과 함께 간 베트남 여행에서는 돈을 전부 쓰고 남은 돈을 다시 환전해 왔는데 훨씬 괜찮은 것 같았다. 집 정리를 하다 보니 언제 쓸 수 있을지도 모르는 외국 돈이 너무 많고, 어떻게 보관해야 할지도 모르겠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나라의 현금이 얼마나 남았는지 바로바로 파악하길 바랐다. 파악이 가능하다면 잃어버린 돈은 있는지, 돈 계산은 잘 맞았는지도 확인할 수 있으니 그 부분도 유용하다.

 

[지출 분류]나 [결제 국가]는 여행을 다녀와서 돈을 어디에 얼마나, 어디에서 얼마나 썼는지 알기 위함이다. 나를 위함이기도 하지만 후배 여행자들에게 언젠가 정보를 전달해줄 때도 좋을 거다.

 

[결제 수단]은 지극히 나를 위한 것. 가끔 어떤 물건을 어떤 카드로 긁었는지 몰라서 시간을 낭비할 때가 있다. 이를 방지할 수 있다.

 

 

지출

시트는 가계부의 꽃이다. 사실상 이 페이지만 있어도 가계부를 운용하는데 문제가 되진 않는다. 여행의 특성상 수입이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에 😥

여행에서 가계부 쓰는 것을 실패하는 데 가장 큰 이유는 다름 아닌 ‘순서 강박증’이었다. 꼭 지출한 순서대로 가계부를 쓰겠다고 고집을 부리다가 도미노처럼 하나가 무너지면 뒤가 전부 다 같이 우르르 무너졌다.

예를 들면 그곳에서 만난 친구가 점심값을 먼저 내고 내가 나중에 금액의 반을 친구에게 주기로 했다 치자. 아직 그 친구가 나한테 얼마를 받아야 하는지 말도 안 하고, 나도 아직 돈을 안 준 채로 다른 소비가 이루어졌다면, 나는 후자의 소비를 가계부에 적지 않고 기다렸다. 그러다 까먹거나 소비한 것들이 너무 쌓여 가계부 쓰는 것을 아예 실패하는 식이다.

꼭 순서대로 쓰고 싶었다. 참 이상한 강박증이다. 디지털은 이런 말도 안 되는 경우에도 좋다. 순서를 마구잡이로 바꿀 수도 있고, 날짜를 기준으로 정렬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날짜 탭을 만들면서 이 강박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정말 기뻤다. 나중에 월별로 정리하기도 편할 거다.

 

금액은 말 그대로 사용한 금액이다. 카테고리는 요약 페이지의 [지출 분류]와 연결되어 있다. 옆의 삼각형을 누르면 [지출 분류]에 있는 분류들이 좌르륵 떠서 선택하면 된다. [지출 분류]에선 자동으로 그 카테고리만을 합산에서 나타낸다. 결제 국가나 결제 통화, 수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보면 ‘금액’ 탭도 있지만, ‘원’이라는 탭도 있다. ‘환율’ 탭도 있다.

세계 일주 가계부라는 특성상 생긴 거다. 만약 필리핀에서 300페소짜리 연필을 샀다고 치자. 그 페소를 20.5원의 환율로 환전한 돈이라고 치면 난 연필을 6,150원으로 산 거다.

금액과 결제 국가, 환율 정보를 입력하면 한화로 얼마를 썼는지 자동 계산된다.

 

이는 위와 같이 했을 때 요약 시트의 변화이다.

필리핀 페소가 없다는 가정하에 300페소를 써서 [소지 현금]에 필리핀 페소가 마이너스로 표기 되었다.

지도 도표에는 작아서 잘 보이지 않지만 분홍색 원이 필리핀 영토 위에 그려졌다.

 

환전

 

환전은 약간 번잡하게 만든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번잡한 이유의 80%는 탭의 이름을 대충 지었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업무 시간에 대강 떠오르는 대로 만들었기 때문에 이렇다. 나 혼자 쓰기 때문이기도 하다.

설명을 하자만 기준 금액은 A 통화를 B 통화로 환전할 때 A 통화의 금액을 의미한다. 환전 금액은 B 통화의 금액이다. 같은 식으로 A는 기준 국가, B는 환전 국가가 된다.

위의 표를 보고 설명하겠다.

한국 돈 30,000원을 14634페소로 환전했다. (환율은 자동계산)

 

이렇게 환전을 받으면 요약 페이지에서는

이렇게 [소지 현금]이 바뀌게 된다.

14,634페소가 생겼고, 아까 지출에서 300페소를 지출했으니 소지 현금은 14,334페소로 뜬다.

 

원 환율 탭은 이중 환전할 경우를 위해 만들었다.

수단 탭은 은행과 카드, 현금으로 나뉘어있다. 현금으로 환전할 경우에만 요약에 [소지 현금]이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수입과 펀드

수입은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할 예정이기에 만들었다. 그밖에도 은행 이자 수입이 소소하게 있을 수 있겠다. 수입도 요약 페이지와 연결되어 어느 통화가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한다.

펀드는 지금 들어둔 클라우드 펀드들의 만기일과 예상 이자를 적어두었다. 사실상 기록용으로, 가계부에는 거의 필요 없는 기능이다.

 

앞으로 가계부를 일기만큼이나 꼬박꼬박 작성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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