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준비 – 생활 한복 구입

몇 년 전부터 한복을 입고 외국으로 여행 가는 게 유행이 되었다. 좋은 생각이라 여기긴 했지만, 실행으로 옮긴 적은 없었다.

2013년 겨울 말레이시아 북쪽에 아름다운 바다 풍경과 맛있는 음식의 고장으로 유명한 피낭 섬으로 여행을 갔었다. 짧게 이틀 정도 현지 언니네서 카우치 서핑을 했었다. 때마침 그때는 설날 연휴 기간이었다. 한국 여행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언니의 친구가 한국에서 게스트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나를 설 연휴 파티에 초대했다.

 

우리나라에는 파티 문화가 생소하기 때문에 나는 바로 초대에 응하고 신나했다. 파티 전날, 언니 친구를 만나서 간단한 대화를 나눴다.

“파티에 입고 갈 옷 있어?”

언니 친구가 물었다.

 

없었다. 여행이기 때문에 무조건 편한 옷만 쑤셔 넣고 갔었다. 옷 때문은 아니었지만 결국 그 파티 초대는 취소가 되었다.

 

그 이후의 여행에선 파티에 초대가 되거나 옷을 차려입을 일이 있진 않았지만, 격식을 차릴 때 입어야 할 옷을 챙겨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한복이 생각이 났다.

전통 한복을 입으면 좋겠지만 부피나, 보관, 편의에 있어서 욕심에 가깝다. 생활 한복으로 눈을 돌렸다.

 

생활 한복 브랜드는 꽤 많이 있었다. 이미 유명해서 몇 번 들어본 브랜드들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브랜드들이 많았다. 가뜩이나 결정이 힘든 나는 아무런 정보 없이 맨땅에 헤딩으로 찾아보는 것이 더더욱 힘들었다.

기왕이면 입어보고 사고 싶은 마음에 무작정 인사동을 가기로 했을 때, ‘한복 가을 상점’ 포스터를 발견했다.

 

한자리에 한복이 모여있고, 게다가 할인 행사도 할 거 같으니 딱이었다. 한복 가을 상점이 개장하는 금요일 11시에 거의 맞추어 성수동 에스팩토리에 도착했다.

기대를 크게 했던 탓일까. 그다지 크지 않은 행사장 크기에 실망부터 하고 쇼핑을 하기 시작했다.

 

나름 머릿속으로 사고 싶은 한복을 그리고 갔었다. 밝은색을 좋아하지만, 여행에서 입을 옷이기 때문에 때 탈 것을 고려해서 회색 & 검은색 세트를 사려했다. 요즘 유행하는 철릭 원피스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고, 저고리와 허리 치마를 살 예정이었다.

 

행사장 1층을 두 바퀴를 돌고 산 건 하얀색의 철릭 원피스 한복.. 입어보니 이쁘고, 실제로 보니 한복의 미가 있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와디즈에서 팔기도 했던 한복이다. 나도 그때 봤었는데, 철릭 원피스라서 자세히 보지 않고 넘겨버렸던 옷이었다.

무릇의 청화백자 철릭 한복이다. 2018년 우수문화상품으로도 지정되었다고 한다. 이날 행사는 레인보우의 김재경이 나와서 진행했었는데, 이 한복을 입고 있었다. (이 한복을 사기위해 무릇의 부스에서 서성이고 있는데 김재경이 들어와서 완전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었다)

청화백자 철릭 한복은 청화백자 디자인에서 따온 하얀 원피스 위에 파란색 허리 치마가 한 세트다. 나는 연한 보라색의 허리 치마도 둘러봤는데 나에겐 그게 더 잘 어울렸다. 디자이너님도 그렇게 말씀해주심! 그래서 약간 비치는 연보라 허리 치마와 함께 구매했다. 나중에 사진을 보고 알았는데, 사진은 역시 쨍한 파란색이 훨씬 예쁘게 나오긴 했다.

댕기와 노리개도 서비스로 주셨다. 탈의실을 다섯 번은 왔다 갔다 한 거 같다. 귀찮아하시지 않고 잘 설명해주셔서 감사하다. 다른 이쁜 옷도 많았고, 홈페이지에는 더 많은 상품이 있으니 다음에 다시 여기서 사야겠다. 

 

데일리한에서는 맨투맨이 당첨되었다. 돌실나이에서는 약간 두께 감이 있는 저고리를 샀다. 여행을 더욱 알차게 보낼 준비가 되었다.

 

Related Post

Leave a Comment

Start typing and press Enter to sea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