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034 필리핀] 바기오 SM몰에서 영화를 보다.

내 십 대는 해리포터로 가득 찼다. 이십 대인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해리포터 이름만 들어도 심장이 마구잡이로 뛰고, 하늘을 나는 기분이다. 이번 여행을 계획할 때, 이번에 개봉하는 신비한 동물 사전 영화를 한국에서 보고 갈 수 있기를 바랐지만 결국은 개봉일 전에 필리핀에 왔다.

 

이주 전 필리핀에도 신비한 동물 사전 영화가 한국보다 하루 느리게 개봉을 했다.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나는 슬펐지만, 꼭 영화를 보긴 해야 했기에 영화관으로 향했다. 오전은 유튜브 영상을 만든다고 다 썼고, 오후 두 시쯤 집을 나섰다.

 

애폴이 말하길 바기오에는 영화관이 하나밖에 없다고 했다. SM몰에 영화관이 있어서 곧장 SM몰로 향했다. 도착하니 2시 40분이었고 영화 시간은 3시에 하나 있었다.

 

바로 영화관으로 가서 표를 샀다. 어떤 자리를 예약해야 좋을까 생각하고 있는데, 돈과 영화, 영화 시간을 말하니 바로 발권해주셨다. 좌석을 따로 지정하지 않는다. 또 기계로 발권할 수 있는 서비스는 없었다. 대신 영화관 어플이 있다. 나중에 또 영화를 볼 기회가 생긴다면 어플을 이용해볼 예정이다.

참고로 영화 혹은 영화관마다 가격이 다른데 보통 220~240페소 선인 듯했다. 난 230페소를 지불했다.

 

 

팝콘과 콜라 세트도 샀다. 1인 세트는 4종류가 있었고 모두 99페소다. 1인 세트가 잘 되어 있었다. 팝콘을 봉투에 담아줘서 양이 적어 보였다. 하지만 막상 먹으니 배도 부르고 이거 마법의 종이봉투 아닌가 싶을 정도로 양이 많게 느껴졌다.

팝콘 맛도 고를 수 있었는데, 맛을 고르면 가루를 준다. 개인적으로 그런 류의 가루를 싫어해서 양념 감자도 별로 안 좋아한다. 그래서 가루 없이 그냥 먹었더니 소금도 안 되어있고 퍽퍽하고 완전 별로였다. 그래서 가루를 좀 넣어봤더니 세상 맛있어서 더 뿌려 먹었다.

 

 

영화관을 들어갈 때는 우리나라 지하철 개찰구에 들어가듯 막혀있었고, 가드도 세 명이나 있었다. 상영 몇 분 전부터 입장이 되는지는 알 수 없었다. 표를 제시하고 들어가려는데 한 가드가 나를 붙잡았다. 카메라를 들고 있던 게 문제였다. 카메라로 영화를 찍어 올리는 사람들 때문에 카메라를 단속하는듯 했다. 내게 번호 티켓을 주고 배터리를 달라고 말씀하셨다. 

 

배터리를 드리고 영화관에 입장하려는데 화장실이 영화관 바로 옆에 있었다. 영화관 안에는 물과 팝콘을 파는 상인이 돌아다녔다. 나중에 애폴에게 물어보니 영화관에 한 번 입장하면 다시 나올 수 없다고 했다. 화장실도 안에 있고, 간식도 안에서 파니 나올 일이 없긴 할 거다.

 

영화가 재미있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다. 두시간 이십 분이나 하는 긴 영화인데, 영화가 한 시간쯤 상영했을까. 그때부터야 간신이 영어가 들리는 듯했다. 영어 공부를 절실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영화관 안은 에어컨이 강해서 매우 추웠다. 우리나라랑 거의 비슷하거나 좀 더 추웠던 듯하다. 사람이 별로 없어서 더 춥게 느껴졌을 수도 있겠다. 영화관 규모는 엄청나게 컸는데, 스크린 크기나 관객의 수는 많지  않았다. 주말 저녁은 사람이 얼마나 찰까 궁금해졌다.

 

영화가 끝난 후 나는 항상 올라오는 스탭들 명단까지 다 보는 편인데, 명단이 올라오는 도중에 영화관 스탭들이 와서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별로 없어서일까 영화관이 쾌적하게 느껴졌다.

 

영화가 끝나고 지하에서 블로그나 작성할 겸 카페를 찾고 있는데 애폴에게 연락이 왔다. 스타벅스에 친구들과 함께 있는데 합석하지 않겠냐고 물었다. 나는 화장 솜과 세탁세제를 사고 스타벅스로 향했다.

 

스타벅스에는 애폴과 파블로 그리고 처음 보는 다른 친구가 있었다. 내가 도착하니 그들은 말이 별로 없었다. 나중에 듣고 보니 좀 심각한 이야기 중이었다.

 

우리는 간단한 대화를 마치고 마마가 부탁한 쉐이크와 약을 사곤 집으로 향했다. 시내에 돌아다니는 동안 파블로의 친구를 만나고 애폴의 친구도 만났다. 바기오는 참 좁다. 애폴의 친구는 사진작가로 포스모폴리탄 잡지에서도 일하고, 이번에 마닐라에서 열리는 모델 쇼 작가로도 일한다고 했다.

 

집에 도착해서 어제 먹었던 맛있는 소스와 달걀, 소세지를 반찬 삼아 저녁을 먹었다. 필리핀 달걀의 맛은 언제나 맛있다.

 

내일은 애폴과 SLU 대학교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트리 개장식을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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